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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가을호 / 문화거리를 걷다 / POSTECH STORY (웹툰)은이일상

작성자
이정훈
조회수
102
작성일
2017-10-18
첨부파일

내가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신입생 시절, 공부하면서 있었던 일을 분반 동기에게 얘기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분반 동기가 “언니 말 진짜 재밌게 한다, 만화 한 번 그려봐!” 라고 말한 게 계기가 됐다. 나는 하고싶다고 느낌이 오면 일단 지르고 봐야하는 성격이라서 그 즉시 수업 안 듣고 딴짓하는 만화를 그려서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업로드했다. 단순한 세컷짜리 만화였는데도 주위 친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만화를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도 보고 싶어졌다. 곧바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만화를 업로드했고, 이게 “은이일상”의 첫 시작이었다. 

은이일상은 내가 포스텍에서 겪는 일상들을 그린 만화다. 그래도 사람 사는게 다 똑같아서 그런가 사람들이 내 일상에 많이 공감해 주는것 같다. 하지만 내 일상만 그리는게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투표 장려 같이 가끔 대외적으로 홍보를 하거나 내 생각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특별기획 만화를 그릴 때도 있다.

과제하고 공부만 하기에도 바쁜 포스텍에서 굳이 시간 써가면서 은이일상을 그리는 이유는 사람들이, 특히 우리학교 사람들이 은이일상을 보고 얻는 즐거움 때문이다. 은이일상을 그리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오늘자 은이일상을 재밌게 봤다고 인상깊었던 점을 말해줄 때이다. 은이일상을 그리면서 특이한 인연도 많이 생겼다. 같이 술을 마시면 출연 확률이 올라간다고 들었다며 술자리를 함께 하자고 해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고등학교때부터 이미 내 만화를 접하고 포스텍에 온 후배들도 만났다.

한번 은이일상을 그려서 업로드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소재의 문제라기보단 만화를 그리는 과정 자체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콘티를 만들고, 그에 맞는 밑그림을 그린 뒤, 선을 따고, 대사를 집어넣는다. 여기서 배경이나 인물 채색이 들어가면 더더욱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나는 콘티를 짤 때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데, 이때 가장 신경쓰는 요소는 특정 집단이나 사람을 일반화하거나, 비하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고생과 일반고 학생이 같이 놀다가 일반고 학생만 시험 점수를 낮게 받았다는 내용은 과고생의 숨은 노력과 과학고등학교를 다니며 쌓아온 공부에 대한 노하우를 싸그리 무시하는 것이 된다. 또, 과고생보다 뛰어난 일반고 학생들의 노력 또한 무시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처럼 콘티에 많은 고민을 하다보니 콘티 단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슬럼프가 와서 만화를 한동안 업로드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솔직히 은이일상을 그리는 것은 쉽지 않다. 연재를 포기할까 생각도 많이 해봤지만, 그래도 연재하는 3년 동안 얻은 수 많은 것들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펜을 들게 되는 것 같다.

더 많은 은이일상 에피소드는 http://www.facebook.com/eun213 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_김지은 산업경영공학과 1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