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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가을호 / 지식 더하기 Ⅰ / 유기반도체

작성자
이정훈
조회수
102
작성일
2017-10-18
첨부파일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 2000년대 초반 사람들이 미래의 반도체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상상한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톰 크루즈가 휘어지는 투명디스플레이를 통해 범죄현장을 관찰하는 장면은 제 기억 속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2054년이 아닌 지금 2010년대에서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flexible display. 실리콘소재에 집중되어 있던 반도체산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바로 그 기술! 오늘은 유기반도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중 한 장면 : http://www.techrepublic.com/article/sci-fi-is-turned-into-reality-with-technology-guru-from-minority-report-and-iron-man/


우선, 반도체란 상황에 따라 도체와 부도체의 성질을 동시에 띨 수 있어, 전기적으로 신호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합니다. 최외각전자 수가 4개인 실리콘원자들이 서로 공유결합을 하여 만들어진 진성반도체에, 최외각전자 수가 3개 혹은 5개인 원자를 불순물로 주입하면 자유전자가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반도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실리콘반도체의 원리라고 배웠지요? 하지만, 유기체는 대표적인 절연체로서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반도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유기체는 탄소원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원소가 서로 결합하여 분자를 이루고, 이 분자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순물을 쉽게 주입하여 전자의 이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실리콘반도체에 비해, 안정한 유기분자 내부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을뿐더러, 분자와 분자 사이에 전자의 이동에도 상당한 활성화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체의 역할을 하기에는 힘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기체의 구조, 배열 등을 적절히 조절하면 전류가 잘 흐르는 유기막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유기분자와 다른 분자가 배열한 거리, 각도에 따라서 한 유기박막에는 어마어마한 종류의 에너지밴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즉 합성한 유기분자를 어떠한 조건에서 박막으로 굳히느냐에 따라 유기분자들이 어떤 배열을 이루는지 결정할 수 있고, 이 다양한 종류의 배열이 다양한 에너지 준위를 형성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미세한 여러 에너지밴드가 생기게 되면 적은 에너지를 가해주어도 쉽게 다음 에너지밴드로 이동할 수 있고 과정을 반복하면 마치 전자가 밴드 사이를 껑충껑충 뛰어가는 호핑(hopping)현상이 일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적은 에너지원에도 매우 효율적인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유기체가 반도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주된 요인이 되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과 제조방법에서 강한 장점을 드러내는 유기반도체가 실리콘반도체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휘어지는 OLED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반도체칩 모두 다 유기반도체의 개발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실리콘이라는 제한적인 재료를 사용해왔던 기존의 반도체와는 달리, 유기분자의 조성, 구조, 배열에 따라 용도에 맞는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유기화학자들이 발견해 낸 수많은 화학반응을 유기반도체에 접목시키면 앞으로 유기반도체가 반도체산업에 주게 될 영향력은 감히 예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글_재민  생명과학과 17학번 (알리미 23기)